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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24 목적 없이 떠난 카나가와 여행기 - [1] 하네다공항 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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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쯤.

여름 되기 전에 관동쪽이나 또 찍고 올까 생각해서

그냥 가격이 만만해보이는 5월로 대충 예약.


인천에서 2시간 20분.


'뭘 하러 가는' 게 아니라

일단 가서 뭘 할까를 생각했다.

이게 다 너무 가까워서 그렇다.


일본에 아무생각없이 가서 대충 돌아다니는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긴 한데

이번 여행기..라기 보다 방랑기는 더 심했다.


예전엔 기껏해야 행선지가 바뀐 정도였지

이번처럼 정해진 일자 자체를 넘긴 적은 없었는데

여러가지 우연과 착각이 겹쳐서 예상도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말았다..


5월 11일 새벽 1시 넘어서 도착한 하네다 공항.

피치못할때 탄다는 피치를 타면 이렇게 된다 하더라.



일단 시간 앞으로 좀 땡겨서

5월 10일 아침.


잘있어라 얘들아 난 간다~



출근길에 모멘트링 나와버리면

갑자기 분위기 싸해지고..

앗..아아...



これからはもっとよろしくね

앞으로는 더 잘 부탁할게


だって離れたりできるはずないんだよ

왜냐면 떨어질 리가 없으니까



퇴근길이자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들은 HAPPY PARTY TRAIN



レールはどこまでつながるか

레일은 어디까지 이어져있을까


まだまだわからないね

아직은 알 수 없지만


ずっと走ってたい PARTY TRAIN

계속 달리고 싶어 PARTY TRAIN



17년 12월 이후 5개월만에 가 본 공항에서 대충 햄버거로 때운다.

평소에 햄버거를 거의 먹을 일이 없는데, 인천공항만 가면 왠지 햄버거를 먹게 된다.

공항 식당이 다 창렬이라 어딜 가도 가격이 거기서 거기인 햄버거만 찾게 되는건지도 모르겠다.



3층 출국층에 가서 외부로 나오면 흡연구역이 있다.

이게 2017년인가 그쯤만 해도 개방된 형태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때쯤 가보니 문 열고 닫는 칸막이 형태로 바뀌었다.



일단 카운터를 찾고



목요일 저녁이라는 어중간한 시간임에도 사람 꽤 많다...;



대충 뭐 하는것도 없는 출국장 통과하고



다행히 날씨는 괜찮은 듯 하다.



탑승구가 에스컬레이터까지 타고 내려가는 완전 구석에 있다.



현재시간 21시 11분.

22시 넘어야 탑승 시작이니까 아직 한산했다.

일찍 오면 충전 좌석 먹기 쉽다.



뭐 달리 할것도 없으니 슼페 LP나 좀 빼고

와이파이도 잘터지니 아쿠아 니코나마나 보면서 시간 때우다가



오후 10시 30분 쯤 되어 탑승.



저번에도 타보기는 했지만 좌석 진짜 좁다..

일본은 그나마 거리가 가까우니까 탈만한데.


11시 17분이 되어서야 이륙했다.

바깥에 도시 야경이라도 보이려나 했는데

완전 암흑이라 아무것도 안보임.. -.-



비행기가 어느정도 고도에 오르고 좌석벨트 사인이 해제될 쯤 입국신고서와 세관신고서를 나눠주는데

이때 깨달은 점이 펜은 제대로 나오는 걸 갖고 가야겠구나 하는 점.


4년 전 도쿄에서 샀던 마키쨩 볼펜.

씹혀서 계속 안나옴 -_-


이런 상황이면 옆사람이나 승무원에게 빌리는 게 보통인데


창문|★★★ |통로| ★★☆|창문


내 자리는 오른쪽 끝 ☆

옆에 두명은 일본인 여성들이었는데

안대까지 끼고 너무 꿀잠을 자고 있어서


승무원 부르느라 스미마셍~하면

스미마셍~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본인 특성상 깨버릴지도 모르고

그냥 쓰는 걸 포기했다 ㅋㅋㅋㅋ


어차피 공항 가서도 쓸 수 있으니까 뭐..

대신 줄은 좀 뒤로 밀리기는 한다..;


그나저나 저번에 귀국할 때 피치를 탔을 때도 귀가 존나 아파지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_-


다른 비행기 탔을 때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 대체 왜지?

다행히 이게 비행중에만 그렇고, 일본은 금방 가니까 그나마 괜찮기는 한데..


일 끝나고 바로 공항 와서 피곤하기도 하고


공항 가면 또 노숙해야 될 생각에 머리가 띵해졌다..


내가 뭘하자고 비행기를 타고 있을까.

누워서 자고싶다..

그냥 내일 출근할테니까 내려줘..

이런 되도 않는 생각들을 했었다.


난 여행 갈 때 별로 설레거나 기대되는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항상 그렇다.

그러다가 마지막날 귀국할 때가 되면

공항에만 갇혀있어도 좋으니 1시간이라도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 참 ㅋㅋㅋ..


다음 날 오전 12시 58분 무사히 착륙.

오랜만이라 하기에는 5개월밖에 안됐지만

어쨌든 다시 온 하네다 공항.


새벽인데도 줄이 꽤나 길었다.

그래봐야 한국인들은 금방 통과되니까 대기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그 안내해주는 사람이 나보고 몇 번으로 가라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일본인(내국인) 입국 줄이었다..

뭔가 이상해서 허둥대니까 쏘리 하면서 여기라고.


이게 아마 외국인 입국 줄은 사람이 넘쳐나는데

일본인 입국 줄은 텅텅 비어서 할게 없으니까 그쪽으로 보내는 듯 했다.

어차피 하는 일은 거기서 거기니까.


입국 통과 후 오랜만에 음료수나 뽑아먹고

바로 윗층 식당가로 갔다.


식당가로 가는 이유는 뭘 먹으려는 게 아니고(어차피 이 시간에 먹을 것도 없다)

잠 자기에 그나마 괜찮은 긴 의자가 있기 때문이다.


근데 다들 생각이 비슷비슷하니까

이게 신경쓰여서라도 가능한 입국은 빠르게 통과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좀 늦어버렸다.


일단 새벽에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을 경우의 선택지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1. 국제선에 바로 붙어있는 호텔 이용.

2. 버스를 타고 하네다 탈출.

3. 돈은 안들지만 매우 피곤한 공항노숙.


1번의 경우 가장 편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12월에 한번 갔었는데 1박 17만원.. -_-

말이 1박이지 2시 체크인해서 아침 8시쯤 나간다고 보면 시간당 28000원이다.

그나마 그땐 둘이 갔지 혼자 가는데 저 돈을 내기는 너무 아깝고.


2번은 시도해본 적 없지만

버스 타고 인근 도시로 나가서 호텔을 잡는 것.

새벽시간에도 체크인을 받아주는 호텔을 찾으면 된다.

호텔이라고 다 24시간 프론트가 운영되는 게 아니고 새벽에는 사람 없는 곳들도 있다.

아니면 넷카페를 잡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 가격도 더 저렴하고.


이래저래 궁리해보다가 막상 공항에 도착해보니

여기서 또 어딘가로 이동한다는 게 귀찮아져서

그냥 노숙이나 하기로 했다.


식당가에 오면 빨간색 긴 의자가 있는데


보면 저렇게 잘들 자고 있다.

나도 운좋게 자리를 하나 잡아서 자기로 했다.


'이미 선점된 좌석입니다'같은 상황이 될까봐 쫄았는데

생각보단 쉽게 잡았다.


조명도 약하고 이 시간엔 돌아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의외로 자기 괜찮은 환경인데(의자가 딱딱하긴 하지만)


잠이 안와..


비행기 안에서 살짝 졸긴 했는데

잤는지 아닌지도 애매할 정도로 매우 약한 선잠이었다.

그 뒤로는 왠지 정신이 멀쩡해져서

자야 되는데 잠이 안왔다.


이런 애매한 상태가 계속되다가

결국 5시 넘어서 그냥 일어났다.

잠은 당연히 못잠 -_-


아침의 하네다 공항.

여기서 탈출하려면 도쿄 모노레일이나 케이큐 공항선을 타야 되는데

난 도쿄가 아니라 카나가와 방면으로 가니까 케이큐 공항선을 탔다.


보니까 한쪽에 외국인들이 티켓 뽑는다고 엄청 몰려있길래

좀 한가해 보이는 도쿄모노레일 쪽으로 가서 스이카를 충전했다.

티켓 뽑는 건 몰라도 충전이야 어디서 하나 상관없으니까.



하네다에서 케이큐선을 처음 타봐서 약간 헷갈린 점이

열차가 시나가와행밖에 없다는거.

시나가와쪽으로 가면 도쿄 도심쪽인데.

알고보니 이게 카나가와쪽으로 한번에 가는 건 없고 케이큐카마타에서 내려서 한번 갈아타야 된다고.


그걸 몰라서 앞에 11분에 가는 급행 한 대 보내고 다음 17분에 가는 급행을 탔다.

괜히 조심하게 되는 게, 도쿄에선 대충 맞겠지 하고 탔다가 엉뚱한 곳으로 날라가는 경우가 있어서.


다음 역은 텐쿠바시.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이다 싶더니..


마침 심심해서 보고 있던 서민샘플의 츤퓨어 아가씨 텐쿠바시 아이카.


역시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다.


케이큐카마타역에서 내려서

한 칸 위로 올라가니 요코하마 방면으로 가는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아침 일찍 나서면 더 많이 돌아다닐 수 있으니 이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하나 간과한 중요한 사실은

이 타임이 출근/등교시간이라는거.

이 타이밍에 전철을 탄 일이 없다 보니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


때문에 예상치도 못한 개고생을 하게 됐는데...




하네다공항 노숙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가끔 있어서 하는 말이지만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12시 정도까지 비교적 정신이 멀쩡하길래 이거 할만하네 싶었는데

오후쯤 되면서 맛이 갔다.


저녁 되어갈때쯤 호텔 도착하고

약 3시간 동안 자빠져서 잤다..기 보단 그냥 기절했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날새고 야간알바가서

30시간이상 멀쩡하게 깨있는 기행도 가능했지만

이젠 안될걸 아마.

Posted by Ca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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