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선샤인 성지 - 아와시마 호텔에 가다
지난 1월 31일, 2월 1일 이틀에 걸쳐서
아와시마에 다녀왔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정...
아와시마라고 하면 마리 아가씨의 집으로 나오는 그곳.
원래는 올해 설 연휴를 껴서
도쿄와 그 인근 지역, 시즈오카, 그리고 홋카이도의 하코다테, 눈축제가 열리는 삿포로
거기에 오타루, 치토세까지 쭉 보고 오는
그런, 거리만 해도 엄청난 장대한 계획이 있었..는데...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어서 터트리고 말았다.
7월 서드 막공연이 열린 후쿠오카.
9월엔 도쿄 - 시즈오카 - 나고야 - 관서까지 쭉 가는 긴 일정.
11월엔 포스 도쿄돔.
설마 포스를 서드 이후 4개월만에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내한행사만 해도
8월에 아리사
10월에 릿삐
12월에 과붕
7, 8월에 걸쳐 돈을 엄청나게 털어간 애플 콜라보샵도 있고
아, 이건 요새 극장판때문에 또 하고있다 -_-
.........
사실상 9월에 관서 가는 것 말고는
전부 예상도 못한 부분이었다.
이 사태를 예상했었다면 9월에 그렇게 길게 가진 않았을 듯 싶다.
1월초엔 극장판 본다고 또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게 또 가게 된건
대학생인 동생이 얼마전 퇴직하고 이제 공부에만 전념할 모양인 듯 한데
졸업하기전엔 출국할 일 없을 것 같으니
17년에 갔던 도쿄나 한번 더 보고싶다고 해서
그렇게 또 갔다.
사실 전에 갔던 게 토요일 새벽 도착해서
월요일 새벽에 귀국하는 굉장히 짧은 일정이었던지라..
근데 문제는
설 연휴 끼고 가면 항공권이 전부 개노답이라는거.
제일 싼 나리타 왕복으로 잡으려 해도 2인 90만원 정도 되는지라
솔직히 이 돈 주고 가긴 존나 아까웠다.
그러다 설 연휴 직전의 목요일 출발 인천 - 시즈오카 편을 보니
정확히 얼마였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불과 편도 몇만원 정도밖에 안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출발 편은 시즈오카로 하고, 귀국은 나리타로 해서
2인 왕복 60까지 낮출 수 있었다.
그렇게 낮춘 돈은 아와시마로 꼴아박았다.
1박 4만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가 혼자 가긴 가격도 그렇고 상당히 부담스러운 곳인데
마침 좋은 기회(?)가 생긴지라 바로 질렀다.
6시 40분도 안되어서 출발.
공항이 매우 가깝다는게 이 도시의 몇 안되는 장점이다.
공항철도 타러 가는 길..
출발하는 날 일어나면
이젠 출국해서 도착하기 전까지 누워있지도 못한다는 생각에
별로 들뜨지도 않는다 ㅋㅋㅋ
그래도 가서 후회한 적은 한번도 없다.
공철타러 올때마다 생각하는거지만
계양역은 이 시기에 오면 존나춥다...
설마 여길 한달도 안돼서 또 오게 될줄이야..
아직 남아있는 크리스마스의 흔적.
새하얀 노트에 추억이 늘어가~...
아침 선샤인 좋고
오하요 치카쨩~
사요나라에 사요나라~~
9시 20분쯤 되어서 탑승.
대략 11시 30분이 되어서 시즈오카 공항에 착륙했다.
역시나 작은 공항이라 착륙에서 입국심사 및 세관 통과까지 17분밖에 안걸렸다.
근데 요샌 후쿠오카나 나리타 등 큰 공항을 가도 금방금방 넘어가긴한다..
지문하고 사진 찍는 걸 심사 전에 다 먼저 해버려서.
세관 통과할 때 두명이라고 하니까
그 직원분이 어디 가냐고 물어보는데..
나: 누마즈요.
직원: 러브라이브?
나: 역시 ㅋㅋㅋㅋㅋㅋ
직원: ㅋㅋㅋ 두분 다 러브라이브 팬인가요?
나: 아뇨 저만 그렇고..
얘는 원래 도쿄가 목적지예요.
형제라 하니 저쪽이 형이냐고..
아녀 저쪽이 동생인데 ㅋㅋㅋㅋㅋ
뭐 자주 있는 상황이기는 하다. -_-
동생은 일본어 못알아먹지만 대충 상황 보고 뭔소린지는 아는듯.
직원: 도쿄에 뭐하러 가세요?
나: 뭐 이거저거.. ㅋㅋ
見どころ(볼만한 곳) 이 단어가 그때 생각이 안났다.
직원: 도쿄에는 혼자가나요?
나: ㄴㄴ 가는건 같이 가야죠.
대충 이런식의 대화가 몇번 이어지다가 통과.
동생: 거의 프리토킹아님? ㅋㅋㅋ
영어 어중간하게 하는거보다 일본어 잘하는게 낫겠네.
나: 그건아니지..
동생은 영어를 제대로 배워서 잘하긴하는데
영어 쓰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실제로 자연스럽게 말하는 건 어려운듯하다..
난 그냥 씹덕스러운 환경에 자주 노출되어있다보니 아는 말은 자연스럽게 딱딱 나오는데
어쩔때는 식당에서 쓰는 흔한 말도 못알아먹어서 다시 물어볼 때도 있다.
그러면서 애니 극장판은 잘도 보러다닌다.
뭔가 이상해 이거..
세관 나와서 쭉 가면 바로 세븐일레븐 하나 보이고
앞에 테이블도 있고 하니 대충 편의점 음식으로 때우기로 했다.
어차피 시즈오카 가는 버스가 12시 30분 출발이라
그사이에 딱히 할것도 없다.
1월 초에 왔을때만 해도 클리어파일이 몇개 남아있어서
혹시 지금까지 있을까 싶었는데.. 아무리 외딴곳이라지만 진작 털리고 없었다.
시즈오카행 버스.
인천 출발 비행기에 맞춰서 오는거라 승객도 한국인이 대부분이다.
타기 전에 서서 기다리는데...
바람이 졸라 쎄다 ㄷㄷㄷㄷㄷ
기온 자체는 인천보다 10도 이상 높은데
바람이 하도 쎄서 은근히 추웠다.
구름.. 구름이 많아...
며칠전부터 날씨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도착하는 이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이때까진 괜찮았지만 오후부터는 비가 올 확률 100%
아 이거 좋지 않아..
가는동안 슼페나 했다.
시즈오카공항 리무진버스는 자리마다 USB 충전도 가능해서
배터리가 떨어질 일이 없다.
마침 이벤트중 ㅋㅋ
포인트 존나 모아서 13만 돌파 ㅋㅋㅋ
시즈오카역 도착해서 바로 전철로 갈아타고..
여기서 도카이도선 타고 누마즈쪽으로 가면 후지산이 매우 잘보인다.
이런 흐린 날에도 구름 사이로 어떻게 보이기는 보이는데..
누마즈역에 도착하니 2시 37분.
누마즈에 도착!
4주만에 또왔어!
ㅁㅊ...
도쿄도 한달에 두번이나 가진 않았는데...
일단 아와시마 마린파크 팩이나 사려고
도카이 버스 사무소인지 하는 곳을 검색해봤는데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서 괜히 이상한데만 몇번 돌았다..;
뻘짓하지말고 그냥 역 나와서 왼쪽부터 간판 잘 보면 보인다.
거기 1층 가면 티켓 판매처가 있는데
직원한테 물어보니 지금은 사도 의미가 없댄다. -.-...
이시간에 버스 타고 가봐야 거기 폐장 시간이 다 되는지라.. -_-
거참.. 그냥 포기하고 제돈내고 가기로 했다.
누마즈역에서 버스 타려고 기다리는중..
얼마전에 우치우라갔다가 여기서 내린 기억이 난다.
아 저게 브라멜로에 나온 그 RAKUUN 건물이로군.
근데 여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타는데가 아니라 하차하는곳
아시발 ㅋㅋㅋㅋㅋㅋ
누마즈역에서 버스를 타본적이없어서 몰랐다 ㅋㅋㅋㅋㅋ
여기 버스가 한대 도착했길래 아와시마쪽 가냐고 물어봤는데
기사 아재가 뭔소리냐는 표정으로 직접 나오셔가지고
타는데는 여기가 아니고 저~기 몇번째라고 직접 알려주셨다.
무슨 얘긴지 알아먹겠냐면서 ㅋㅋ
외국인인거 티났나? ㅋㅋ
네.. 여깁니다..
어차피 거기 가는 버스는 한시간에 두대정도밖에 안오니까
근처 편의점 들어가서 적당히 먹을거 사서 까먹었다.
석식도 비싸서 신청안했고 아와시마 들어가면 편의점도 없으니
미리 이거저거 많이 샀다.
마린파크 가는 버스는 이쪽.
그렇다.. 한시간에 두대 밖에 없다.. -_-
오후 3시 44분이 되어서야 탑승.
예상 시간보다 1시간 정도 늦었다.
마음의 고향인 누마즈 ㅋㅋ에 왔는데 ㅋㅋㅋ
이 좆같은 기분은 대체 뭔지...
가는 시간도 늦었고 날씨도 좆같고
요새 그다지 나쁜 일도 없었는데
이런 저기압은 참 오랜만이었다..
러브라이브 노래를 듣는 걸 참 좋아하는데
노래 들을 생각조차 안들 정도로 기분이 따운됐다.
가다 보니까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학생으로 보이는 누군가 건너는데
건너면서 버스 기사와 반대편에 보이는 트럭 운전자에게 머리를 꾸벅 숙이고 지나가더라.
자기가 건너는데 멈춰줘서 고맙다는 의미인 것 같다.
일본 사람들은 이런 습관이 몸에 밴 건가.. ㄷㄷ
한국이었으면 운전자가 좆까 하고 그냥 쌩 지나갔을텐데
마침내 아와시마 근처 정류장에 도착. '시게데라'라고 한다. 이때가 4시 33분.
참고로 누마즈역에서 시게데라까지는 670엔인데
한정거장 더 가서 '마린 파크'에서 내리면 710엔이다.
정거장 사이의 거리는 놀랍게도 120m.
고작 그 거리 가는데 40엔을 더 받아먹으므로
팩 말고 쌩돈내고 갈거면 시게데라에서 내리도록 하자.
한국에선 미세먼지때문에 하늘이 안보였는데
여긴 공기는 좋지만 흐려서 하늘이 안보였다.
아.. -_-
누마즈를 3번째 오는데 3번 다 비가 오다니 이건 무슨..
저~기 아와시마 호텔이 보인다.
문제는 배를 어떻게 타는가인데...
아와시마 선착장 근처로 가니까
어떤 여자분이 나와서 예약하신 KIM님 맞으신가요? 하고 물어봤다.
아니 이건 어떻게 알고 나오시는지? ㄷㄷㄷ
아마 예약한 사람의 성별과 나이대 인원 등을 보고 맞추는거겠지?
호텔 가서 보니까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그다지 없어서 마치 전세낸 기분이었다 ㅋㅋ
무거운 물건은 따로 호텔측에서 옮겨준다고 한다.
우산도 호텔에서 대여해주는 게 있으니까 따로 가져갈 필요 없다고..
잠깐 대기장소에 기다리고 있으면
배가 올 때 불러준다.
외부는 바람 쌩쌩 불어서 추운데
여긴 참 아늑하다..
호텔 가기도 전부터 감탄 ㄷㄷ
저기 배가 도착한 듯 하다.
무거운 짐은 다 알아서 옮겨주시니 힘쓸 일이 없다.
과연.. ㄷㄷ
동생은 저런거 모르는 일반인이지만
아와시마 검색해보면 나오는게 죄다 저런거라
대충 눈치 깠다고 했다 ㅋㅋㅋ
아니 아리사쨩의 사인이?
배를 둘러봤는데 사인은 아리사 뿐.
다른 배에는 또 다른 멤버들의 사인이 있을라나..
괜히 여기저기 찍어봤다.
배 타보는게 대체 얼마만인가...
다이아쨩 일러에도 싸인이 되어있는듯..
회장님 극장판에서 너무 귀여우심 ㄷㄷ
데키나캇타 코토가 데키타리~
호텔 1층은 이런 분위기
오졌따리 ㄷㄷㄷㄷㄷㄷ
여기서 체크인을 하면서 직원분의 설명을 들었다.
일본어로 괜찮겠냐고 했는데, 솔직히 영어보단 알아먹기 훨씬 편해서..
물론 외국인이라는거 감안해서 또박또박 말하니까 알아듣기는 어렵지 않다.
일단 마린파크 등 섬의 시설은 무료.
아까 마린파크 팩 안사길 잘했네...;
이날 석식에 대해서도 말해주셨는데..
내가 알기로는 미리 예약을 안하면 안되는걸로 알고있었고
가격도 비싼지라 거르려고 했는데
메뉴판 보니까 하프 코스도 있더라?
가격이.. 아마 세금 포함 4800엔 근처던가.
이거라면 뭐, 기껏 여기까지 왔는데 한번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물론 1인 기준 4800엔이다. -_-
결국 먹기로 했다. 석식.
또한 여기엔 한국인 직원도 있으니
궁금한 점 있으면 편히 물어보시라고..
옆에 나타난 젊은 남자분을 보니 명찰에 文이라고 쓰여있던데
아니 이런 외딴곳에 한국인이? ㅋㅋㅋㅋㅋㅋ
요새 아와시마 호텔에 한국인이 많이 온다고 하셨다..
신기한게 다들 일본어를 잘하신다고 ㅋㅋㅋ
그래서 난 그거는 걍 오타쿠라 패시브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
드디어 방에 올라와서 안을 보는데
존나크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제일 싼 방이 이정도야? ㅋㅋㅋ
무슨 화장실이 도쿄 비즈니스호텔 방보다 더 커 ㅋㅋㅋㅋㅋ
문 열고 앞쪽으로 나가보니까..
이야....
비가와서 아무것도 보이는건 없는데
뭐랄까
이건 또 이거대로 오지네..
무슨 바다 괴수 나올듯한
마치 황천을 보는 듯..
이쪽은 한국보다 해가 빨리 지니까
6시도 안됐는데 금방 어두워졌다..
저런 살벌한(?) 풍경 보면서 담배피니까
진짜 잘넘어간다..ㅋㅋ
평소엔 전혀 안피는데 어디 놀러가거나 가끔 생각나면 피고는 한다.
냉장고를 열면
음료들이 있다.
일단 사온 주스 2개를 넣어두고
먼저 들어있던 맥주나 음료들은 당연히 유료다..
먹었으면 나갈 때 따로 정산해야된다.
일일이 체크는 안하는거같긴 한데
여기 올 정도면 찌질하게 음료수 떼먹고 도망가는 놈은 없겠지만..
천장은 왜찍었냐 ㅋㅋㅋ
고작 10~20분 정도 지나니까
아까처럼 흐릿한게 아니고
그냥 깜깜해졌다.
아무것도
안보여..
확실히 한국인들이 많이 오기는 하는지
한국어로 된 안내서도 있다.
좀 어색한 부분도 있긴 한데
보는데 지장은 없다.
6시가 되어 저녁을 먹으러 내려가보기로 했다.